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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세븐, 인간 최동욱, YG의 최 이사, 사업하는 CEO, 소년이자 남자인 ‘소자’. 세븐을 칭하는 수식어들이다. ‘카르페 디엠’ 식 삶을 사는 세븐이 얻어낸 것들이기도 하다. 

에디터 김나랑, 오주연 포토그래퍼 홍장현

 

 

성조기 모티브의 모노 톤 재킷 로엔 by 주느세콰. 심플한 블랙 티셔츠 릭 오웬스.

 

 

 

“흔히 소년과 남자의 차이를 말할 때, 철이 들고 안 들고로 구분하죠.

난 확실히 철들었어요. 하지만 철은 들어도 소년의 순수함은 간직하고 싶어요.”

 

   

화이트 티셔츠 발맹. 블루 진 리바이스. 모노 톤 클리퍼, 브레이슬릿, 발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난 뮤지션보다 댄스 가수란 말이 좋아요.

춤과 노래를 혼자 소화하는 댄스 가수로서 지난 10년간 쌓아온 것들이 자랑스러워요.”  

 

 

블랙 그물 니트 톱 발맹. 십자가 모양의 해골 큐빅 목걸이 H.R. 블랙 진, 크로커다일 슈즈, 발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나 세븐에게 반했어.’ 세븐의 화보 촬영을 진행하던 패션 에디터가 말했다. 세븐에게 반한 사람이 한둘이겠는가만은, 어떤 연예인을 봐도 이리 흥, 저리 흥 하는 것이 에디터의 자존심이라 여겼던 그녀로서는 생경한 일이다. 반한 이유인즉 촬영 콘셉트를 이해하고 포즈를 ‘척척’ 취함은 물론이고, 그의 뻗어 넘치는 에너지가 스튜디오를 메워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일으켜 세운다는 거다. <SBS 인기가요>의 방송을 마치고 촬영장에 온 상태라고 하기엔 기운이 상당했다. 빅뱅의 ‘Blue’가 1위, 세븐의 ‘Somebody Else’가 2위를 한 날이기도 하다. “1위 많이 해봐서 괜찮아요. 후속곡이기도 하고, 본래 그런 거에 신경 안 써요.”   지난 2월 1일 발매된 세븐의 미니 앨범은 내놓자마자 터졌다. JYP의 박진영과 작업한 타이틀곡 ‘내가 노래를 못해도’는 최근 본 컬래버레이션 중 가장 흥미로웠고, 이내 미국 아이튠즈 R&B 차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물론 <SBS 인기가요>를 비롯한 여러 음악 프로그램 순위도 석권했다. 이런 그였기에 그날의 2위에 ‘쏘 쿨’할 수 있었으며, 원래도 순위보단 무대를 중요시 여긴다. 일명 긍정의 아이콘인 세븐이 유일하게 짜증 나는 순간으로 꼽은 것은 나 아닌 다른 요인으로 무대가 미흡했을 때뿐. “무대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면 오그라들겠죠? 인간 최동욱의 행복엔 여러 변수가 있지만, 가수 세븐의 행복엔 무대에 서는 순간만 있어요.” 해외 진출도 마찬가지다. 그는 오는 4월 말 일본에서 싱글을 발매하는데, 원조 해외 진출 가수로서 이미 한류에 초연했기에 앨범 몇 장 더 파느냐는 그에게 중요치 않다. “해외 진출할 때 성공보단 소통을 원해요.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내 무대를 자주 보여주고 싶을 뿐이죠. 일본 활동을 병행하면서 아시아 투어도 할 예정이에요.”  

 

티셔츠, 체인 네크리스, 가죽 브레이슬릿 모두 H.R. 라이더 재킷, 블랙 진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세븐은 컴백 후 일간지, 잡지, TV 프로그램 등 여러 매체의 무수한 인터뷰를 치러냈다. 그 타이틀의 대부분은 약속이나 한 듯 ‘10년 차 가수’다. 댄스 가수에게 있어 10년은 운동선수의 것만큼이나 꽤 무겁게 느껴진다. 일렬 횡대로 늘어선 아이돌의 군무가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솔로 댄스 가수로서 그가 보낸 10년은 무게가 아니라 자부심이다. “난 뮤지션보다 댄스 가수란 말이 좋아요. 10년 전만 해도 댄스 가수는 춤만 추고 노래는 못한다고 생각했잖아요. 지금은 아이돌이 그 이미지를 대신하고 있고요. 춤과 노래를 혼자 소화하는 댄스 가수로서 지난 10년간 쌓아온 것들이 자랑스러워요.” 그는 YG 만큼 크진 않아도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해 자신과 같은 솔로 댄스 가수를 키우고 싶어 했다. 프로듀서로서 자신보다 열 배는 잘하는 친구 한 명을 발굴해 슈퍼스타로 키워내는 꿈.   사실 세븐은 이 오랜 꿈을 제외하곤 미래를 꿈꾸는 타입이 아니다. 지극한 ‘현실’ 추종자랄까. 누가 그에게 과거와 미래를 묻는다면 과거는 즐거웠고, 미래는 그때 가봐야 안다는 해탈의 답을 할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서른을 앞둔 그에게 유독 지나간 10년과 다가올 10년의 얘기를 듣고 싶어했다. “10년 차가 되니까 20대의 기억이나 30대의 꿈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해요. 특별히 말해 줄 게 없는데도 말이죠. 내 20대는 그저 행복했어요. 가수로서, 평범한 남자로서 지난 10년이 모두 좋았어요.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그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겠죠. 힘든 일들이 나를 더 긍정적으로 만들었어요.” 여기서 그 우여곡절이란 ‘무릎팍 도사’의 세븐 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대부분 알고 있을, 미국에서의 활동이다. ‘즐거운 생활’ 교과서처럼 언제나 긍정적인 대답을 이어가던 세븐에게 권태를 묻자 “있었다면 그때”라고 말한 시기 말이다. 세븐은 미국 활동에 대해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듯 덤덤하게 회상했다. “미국에서 처음 일 년은 괜찮았는데, 그 후 일 년은 많이 힘들었어요. 우울할 뻔했죠. 우울증까진 아니고 ‘뻔’했다고요. 지금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감이 온 뒤에, 모든 걸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죠.”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도 우울이 아닌 ‘우울할 뻔’했다고 말하는 세븐. 그런 그를 보며 잘 컸다고 등이라도 토닥이고 싶은 부모의 심정이 되어 갔고, 21세기 새마을 운동이 있다면 캠페인 모델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황수관 박사도 노년에서야 얻은 ‘긍정의 힘’을 그는 어디서 얻은 걸까. “매사에 긍정적이고 무엇이든 즐기며 하죠. 그렇기 때문에 뭐든 잘한다고 생각해요. 죽어라 끝까지 하면 더 잘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즐기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 그 중간에 걸쳐 있어요. 애매하죠. 하하.”  

 

루스한 화이트 티셔츠 릭 오웬스. 메탈릭 재킷 꼼데 가르송. 블랙 진, 레오퍼드 클리퍼, 발찌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는 본인의 흥미를 끄는 것만 선택해 왔고, 즐기며 해왔다고 자부했다. 그것이 지금까진 음악이었고, 다가올 미래에는 무엇이 될지 그도 모른다. “30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지금 바라는 것이 미래엔 달라질 수 있잖아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 베스트라 생각해요. 꼭 음악이 아니라 사업, 연기 등 뭐든 될 수 있죠.” 음악뿐이던 세븐이 요즘 빠진 분야는 의외로 사업이다. 열봉 찜닭이라는 체인점을 운영하는데, 얼마 전 창업 박람회에 CEO로 참여해서 창업 지원자들과 상담도 했다. 남들이 다 의아해했다는 찜닭 사업의 시작은 아는 지인이 레시피를 개발해 왔고, “평소 좋아하는 음식인데 그 레시피로 요리하니 더 맛있길래”였다. “내가 직접 모든 걸 관여하고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사업이 적성에 맞아요. 10년 동안 쌓아온 사회 경험들도 도움이 됐죠. 사장이 되니 양현석 사장님의 마음이 이해되던데요.” 전기세 고지서를 볼 줄 몰라 집에 전기가 끊겼다는 모 배우의 에피소드만큼 연예인들의 생활력은 취약한 편이라, 세븐의 사업 수완은 더욱 놀랄 일이다. 그는 YG에서도 ‘최 이사’로 불린다. 회사 운영진들이 회의를 할 때면 세븐을 불러 의견을 물을 정도였다. “비즈니스맨들과 아티스트들의 의견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맞을 때도 있어요.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감각과 센스가 있어야죠. YG는 회사 운영에 있어 아티스트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는 편이에요.”   그에게 어른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데뷔 당시 타고 나왔던 힐리스가 어색할 지경으로 어른이 된 남자. 정작 본인은 “남자는 평생 어른이 되지 않는다”며, 소년과 남자 사이를 뜻하는 단어 ‘소자’를 즉석에서 만들었다. “누가 봐도 ‘상’ 남자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어른인 남자들이 없어요. 마음은 20살, 아니 15살쯤이나 될까요. 나 역시 스무 살 데뷔 때와 큰 차이가 없죠. 다만 위치가 변했고, 나이를 나타내는 숫자가 바뀌었을 따름이에요. 흔히 소년과 남자의 차이를 말할 때, 철이 들고 안 들고로 구분하죠. 난 확실히 철들었어요. 하지만 철은 들어도 소년의 순수함은 간직하고 싶어요.”    

 

 

 

스타일리스트 지은 헤어 김태현 메이크업 임해경 문의 주느세콰 02-515-3151, 릭 오웬스 02-516-2217, 발맹 02-6905-3585, H.R 02-511-8158, 꼼데 가르송 02-749-1153, 리바이스 080-022-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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